이스라엘의 기후
이스라엘은 일 년이 여름과 겨울로 양분되는 지역이다. 이스라엘 기후는 그들이 살았던 생활환경에 직접적인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지형과 함께 성경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스라엘은 작은 면적에 비하여 복잡한 지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기후도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열대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의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북부지역은 지중해성 기후의 남단부에 속하고, 남부지역은 아열대성 기후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겨울철 우기가 형성되고 여름철 건조기가 형성되는 독특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1. 겨울철 우기
10월이나 11월경에 시작되며 이러한 겨울은 그 이듬해 3월경까지 계속된다. 이스라엘에서 우기는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비가 언제 내리고 언제 그칠 것인가, 일 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은 어느 정도가 될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겨울철의 기후 형태는 북쪽과 북서쪽에서 몰려오는 비구름을 동반한 저기압으로 이루어진다. 북쪽의 저기압은 이태리 북부에서 시작되어 그리스와 에게 해를 거쳐 시리아와 이스라엘지역으로 유입된다. 그리고 북서쪽의 저기압은 이태리 남부에서 시작하여 지중해의 중앙을 통과하여 이스라엘로 유입되는 저기압이다. 이런 두 계통의 저기압 영향으로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우기가 형성된다.
이스라엘의 우기 철은 이른 비, 겨울 비, 늦은 비 등의 세 시기로 대별된다.(신 11:13-17; 렘 5:24)
1) 이른 비: 10월-11월경에 내리는 비
여름동안 극도로 건조해진 땅에 물기를 뿌려주는 정도, 여름철 동안 마른 땅은 부드러워 지고, 농부들은 땅을 기경하여 파종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스라엘에서는 이른 비가 적당한 시기에 내려야 파종을 제 때에 할 수 있다.
사막이나 광야지역에도 이른 비가 내림으로 목축을 위한 초지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른 비는 유목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하였다.
2) 장마 비: 12월에서 2월 사이에 내리는 본격적인 비
일 년 중에 내리는 강우량의 대부분이 이 기간 동안에 내린다. 산간지역의 계곡에는 갑작스럽게 급류의 시내물이 흐르게 된다. 고대 이스라엘은 장마 비를 방수가 잘 되어있는 저수조에 모아 여름철 급수를 대비하기도 하였다.
3) 늦은 비(봄비): 3월-4월경에 내리는 비
겨울동안 자란 농작물의 마지막 결실을 충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늦은 비는 곡식의 작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이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늦은 비를 축복의 단비라고 불렀다.
강우량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중앙산지는 다른 지역보다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산간지역에 내리는 대부분의 겨울철 빗물은 석회암층을 침투하여 땅 속 깊은 곳에 형성된 지하수층으로 내려가며, 이러한 지하수들은 곳곳에서 샘을 이루어 땅 위로 분출한다.
2. 여름철 건조기 :6월 - 9월
이스라엘의 여름은 연일 이어지는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므로 여름동안 이스라엘에서는 비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비록 적은 양이긴 하여도 광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슬이 내린다.(욥 29:19) 이스라엘 지역의 이슬은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습도 높은 바다바람 때문에 생긴다. 그러므로 바다에 가까운 곳일수록 이슬의 양이 많아진다. 이슬은 이스라엘에서 건조한 여름을 견딜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여름 농작물 재배에 이슬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스라엘에서 대표적인 여름 농작물은 포도, 무화과, 석류, 올리브 등이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무서운 자연 재해는 겨울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것과 더불어 이슬이 내리지 않는 것이다. (삼하 1:21; 왕상 17:1)
3. 과도기적 계절 : 4월 중순 - 5월말/9월 초순-10월 중순
여름과 겨울이 바뀌는 기간에 끼어있는 두 차례의 과도기적 계절은 각각 6주정도의 짧은 기간이다. 즉 4월 중순에서 5월말까지, 그리고 9월 초순에서 10월 중순까지가 과도기적 계절이다. 이러한 과도기적 계절의 특징은 건기와 우기가 교차되는 기간이라는 점이다. 4월 중순부터는 겨울철 동안에 내리던 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서서히 건조한 여름철로 옮겨가며, 9월 초순부터는 여름철 건조한 날씨가 조금씩 비가 내리는 계절로 바뀌게 된다. 특별히 9월부터 시작되는 과도기적 계절에는 일년간의 마지막 추수를 마친 때이다. 이 기간에는 나팔절(신년절), 대속죄일, 초막절 등과 같은 이스라엘의 중요한 명절들이 포함되어 있다.
과도기적 계절에 일어나는 기후적 특징은 ‘시로코’ (sirocco)라는 사막 열풍이 불어오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아라비아 사막에서 건조한 열기와 함께 사막의 모래진을 실어 오는 바람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바람을 ‘샤라브’라고 부르며, 아랍 지역에서는 ‘함심’이라 부른다. 이 바람은 한번 불기 시작하면 4-5일 내지 일주일간 계속 분다. 우기가 끝나는 계절에 부는 시로코 열풍은 매우 파괴적이다. 일단 이 바람이 불어오게 되면, 순식간에 모든 식물이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녹색의 풀밭이 하룻밤 사이에 황량한 벌판으로 뒤바뀌게 된다.
반면에, 9월경에 부는 시로코 열풍은 기압골의 변화를 일으켜 지중해에 위치하고 있는 습도 높은 바람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때문에 소나기를 동반한 폭풍우가 갑작스럽게 몰아 닥치기도 한다. 성경에서 ‘창수가 난다’는 표현은 이러한 소나기 현상으로 인하여 마른 개천이 범람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성서에서는 시로코 열풍을 종종 ‘동풍’으로 표현된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동편에 위치한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성경 여러 군데에 동풍에 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출 14:21; 시48:7; 욘4:8) 출애굽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나가도록 홍해를 갈라놓았던 바람도 곧 동풍이었다. 이 바람은 바다를 갈라놓는 바람일 뿐 아니라 갈라진 바다의 바닥을 말리는 역할을 하였음을 시사한다. 동풍에 반대되는 바람은 서풍이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이 바람은 여름 동안 이스라엘 지역에 이슬이 생기게 하는 바람이며 겨울철에는 비바람을 몰고 오는 바람이다.
4. 기후의 결정 요소와 원인
1) 바다와 사막 사이의 위치
이스라엘은 위치적으로 서쪽에 있는 지중해라는 큰 바다와 동쪽에 있는 거대한 사막 사이에 끼어있다. 이러한 바다와 사막 사이라는 지형적인 조건은, 아열대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가 교차된다는 이스라엘의 독특한 기후조건과 함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다바람(서풍)은 겨울철 우기에는 비를 몰고 오는 습한 공기이지만, 여름철 건조기에는 열기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된다. 따라서 바다에 가까운 해안평야나 중앙산지의 서편 곧 바다 쪽에 연한 기슭에는 농경에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리며, 여름철에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은 양의 이슬이 내린다. 따라서 이스라엘에서는 바다에 가까울수록 비옥한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다.
동쪽에 위치한 사막에서 불어오는 바람(동풍)은 겨울철과 여름철에 각각 다른 모양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즉 여름철에는 건조하고 뜨거운 열기의 바람을 몰고 와 견디기 힘든 여름철 기후를 형성한다. 반면에, 겨울철에는 건조하고도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체감 온도를 더욱 낮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사막바람의 영향은 중앙산지도 미치게 되어 중앙산지의 동편 곧 요르단 계곡에 연한 기슭에는 급격히 강우량이 떨어진다. 유다광야와 사해 주변지역은 사막기후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따라서 사막에 인접한 이스라엘의 동편지역과 남쪽지역은 이러한 사막의 영향으로 인하여 강우량이 급격히 떨어지며, 그 결과로 이 지역은 초지를 찾아 이동하는 목축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사막 기후의 영향은 종종 서편 지역에까지 미치게 되는데, 이런 영향으로 이스라엘에는 정기적이고 잦은 가뭄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사막과 바다사이의 지형적 위치를 이스라엘의 신앙과 연관시켜 볼 때,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이스라엘 땅에 살게 하신 것에는 나름대로 특별한 섭리가 있다. 즉 그들이 하나님께 순종하며 살 때 하나님은 많은 비를 내리심으로 그들을 축복하셨지만(신28:12), 그들이 불순종할 때에는 사막 바람을 통하여 비를 멈추게 하여 고된 생활 속에서 그들을 연단 시키셨다(신28:24)
2) 지형적 위치의 차이점
이스라엘의 기후를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이스라엘 각 지역의 지형적 차이이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에서 강우량이 많은 지역은 지중해 연안에 길고 좁게 형성된 해안평야와 이스라엘의 북쪽에 위치한 갈릴리 산지이다. 이것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력이 많은 서쪽과 북쪽으로 갈수록 강우량이 많아지는 현상이다. 반면에, 사막에 인접한 이스라엘의 동쪽지역과 남쪽지역에 가까울수록 강우량은 현저히 적어지게 된다.
또한 지형의 높고 낮음의 차이는 이스라엘에서의 강우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같은 지역에도 높은 산지가 되면 강우량이 많아지지만, 지역이 낮아질수록 강우량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갈릴리 산지를 비롯한 사마리아산지, 유다 산지는 해수면보다도 더 낮은 지역인 요르단계곡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현격한 강우량의 차이를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이스라엘의 기후를 강우량의 측면에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일반적 원칙을 세울 수 있다.
a) 이스라엘에서의 강우량과 비가 내리는 날수는 남쪽보다 북쪽으로 갈수록 많아진다.
b) 산지에서의 강우량은 사막에 인접한 동편 기슭보다 바다에 인접한 서편 기슭이 언제나 많다.
c) 물의 증발 정도는 태양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남쪽에서 보다 더 크다.
d)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종합하여 볼 때, 이스라엘에서의 서쪽지역과 북쪽지역은 남쪽지역과 동쪽지역보다 강우량이 더 많고 농작물의 재배에도 적합한 지역이다.
* 참고자료
- 권혁승, 『말씀을 새롭게 열어주는 성서지리』(서울신학대학교출판부)
- 호서성지성서 연구소, 『성서속의 이집트 이스라엘 탐구』(호서연합신학대학원)
- 이원희외,『성서속의 역사와 지리』(기독교문사)
- 이병철, Walter Bauer,『바이블렉스 7.0』(브니엘성경연구소)
- 실로암 성서도표『이원희』 성광문화사
- 성서속의 역사와 지리『이원희․신현주』기독교문사
(브엘세바 남쪽 네겝 광야)
중앙산지 지역
북쪽 갈릴리 이스르엘 계곡(평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