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를 사랑한 선교사 게일(3)
게일 선교사(1863)는 목사라는 칭호 때문에 단순히 선교사로 알려졌지만, 40권이 넘는 국영문 저서를 출간했고, 우리나라에 대하여 수백 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남긴 대학자였습니다.
그는 1895년 『동국통감』을 번역하여 우리 역사를 서양에 소개했고, 우리 역사를 <A History of the Korean People>라는 제목으로 단군 조선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의 고종 때까지 역사를 4년간 연재할 정도였습니다.
게일은 우리 역사를 연재하기 위해 한문으로 된 복잡한 역사책을 모두 직접 읽었고, 현장을 찾아가 역사를 확인했고, 역사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불교, 유교, 도교 사상까지 연구했습니다.
책상에서 역사책 몇 권 읽고, 우리 역사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우고, 우리 역사를 아는체하는 우리와는 너무 다른, 우리 학자들보다 우리의 삶의 현장과 역사를 더 잘 아는 대단한 학자요, 선교사요, 교사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게일이 전국을 순회하며, 관찰 일기 형식으로 쓴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을 보면 우리가 우리를 안다고 하는 말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 역사를 잘 모르고, 우리 자신도 내가 사는 시대와 지역과 경험 외에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이 전부라서 잘 모릅니다. 지식도 경험도 부분적이기 때문입니다.
조선 사람도 아니고 외국인이 한글도 아니고, 한문으로 이루어진 복잡하고 난해한 역사 서적을 모두 읽고 연구하고, 직접 현장을 다니며 관찰하고, 영문으로 글을 써서 책을 내고, 논문을 쓰고, 기고문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게일 선교사가 그렇게 놀랄 정도로 연구에 몰두한 일은 누구보다 낯선 이 나라에 대한 궁금증과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게일에 관한 이야기가 박물관에 묻혀 있을 뻔했는데, 우리가 읽을 수 있고, 알 수 있게 된 것은 큰 은혜요, 감사입니다.